낯선 사람과 목적없이 교류한 기억이 나시나요?
이번에 배렴 가옥에서 준비한 2LIGHTS는 대청에서 이뤄지는 블라인드 미팅입니다.
대청은 천으로 나눠지고 각각의 공간엔 한 사람만 들어가게 됩니다.
찬찬히 한옥을 살펴보셔도 괜찮고 부담없이 휴식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러다 맞은편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면 준비된 불을 켜 주세요.
양쪽의 불이 모두 켜진다면 두 분은 말을 건네도 되는 사이가 됩니다.
물론 떠나는 것에도 제약은 없습니다.
2LIGHTS는 올해 시범적으로 운영되며 색다른 관점에서 누구든 환대하는 공공한옥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낯선 사람과 재지 않고 얘기한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와 맞는 사람, 필요한 사람을 찾는 것의 중요성은 굳이 말하기 민망한 것입니다만 우물 안에서 달을 찾고 있진 않은지 되짚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에 알 수 없는 공백이 생겼는데 눈앞의 방법으론 채우기 힘든 경우가 많으니까요.
돌이켜 보면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그 공백을 채울 때가 적지 않았는데요. 많은 경우 선도 없고 온갖 비하와 무례가 난무하는 공간이지만 저는 그 안에서 어떤 인간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성품의 고저가 아닌, 사람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 완벽한 공동체의 모습 같은 것을요.
공공한옥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옵니다. 그리고 개인의 배경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꽤나 유사한데요. 물론 완전히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그와 유사한, 어쩌면 새로운 소통의 실마리까지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2LIGHTS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기획입니다. 저 얇은 장막이 무슨 변화를 불러올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더욱 환대하는 배렴 가옥의 모습을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물론 소통은 선물이라 생각하기에 애써 특별한 상황을 연출하진 않으려 합니다. 흘러가는 것 또한 그대로 좋으니까요.
불편함은 생동감의 뒷면과도 같은 것이어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늘 따라오곤 합니다. 따라서 이 거칢을 끝끝내 외면한다면 삶에서 어떠한 생동감도 찾을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것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부드럽게 다듬고 만져보는 것이 아닐까요.
배렴 가옥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9)
10월 18일(화)~ 11월 6일(일)
둘로 나뉜 대청의 한 켠에 홀로 머물며 한옥에서의 시간을 즐겨보고 서로 희망하는 경우 건너편의 사람과 소통
최대 2인(각 섹션 당 1인, 예약 없음)
모든 시민
무료
02) 765-1375
주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9
운영시간 매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월요일 및 공휴일 휴무)
문의 seoulbrhouse@gmail.com
행사 및 전시와 관련된 문의는 이메일로 접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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