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서문

작은 한옥, 배렴가옥이 지닌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서까래 위 기와가 덮인 처마의 우아한 곡선, 보와 기둥의 목구조를 드러내는 흰 벽체, 창살의 결구가 무늬를 만드는 창호지 문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역시 이런 것들로 둘러싸인, 대문을 지나 마주하게 되는 하늘을 담고 있는 텅 빈 중정이 환대의 공간 배렴가옥을 특징짓는 가장 큰 미학이지 않을까요.

추석을 갓 보낸 본격적인 천고마비의 계절, <공기언덕>을 통해 비어 있는 중정을 가득 채워보고자 합니다. 지형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빨강, 주황, 파랑 원색으로 구성된 인공재료의 공기언덕은 부드러운 색감의 자연 재료로 이루어진 배렴가옥과 대비되어 서로의 존재감을 강화합니다. 내부로 진입하며 마주하는 낯선 물체는 배렴가옥의 인상과 중정의 공간감을 바꾸며 동선의 변화도 야기할 것입니다. 열흘간 공간을 채우던 오브제가 사라지고 난 후 다시금 텅 비워질 공간, 새롭게 인식되는 배렴가옥의 중정이 결국 이 전시가 구현하고자 하는 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시는 10월 6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이어집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세부내용

장소

배렴 가옥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9)

기간

2023.10.6(금)~ 10.15(일), 월요일 휴관

참여

이원석(solidstates)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관람

가옥 방문(예약 없음)

비용

무료

문의

02) 765-1375

전시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