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실험실>은 한옥에서의 머무름을 통해 창작자들이 새로운 작업의 영감을 얻게 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창작 실험실>에서 탄생한 작업물은 전시 또는 오픈 스튜디오, 워크숍 등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들과 만나게 됩니다. 매회 다른 창작자와 만들어가는, 새로운 배렴 가옥의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이번 <창작 실험실>은 구은정 작가 그리고 이규식 큐레이터와 함께 합니다. 구은정 작가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고유의 서정적인 시각으로 포착해 왔습니다. 배렴 가옥과의 이번 만남에서 구은정 작가는 ‘마음의 물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5주간 조각과 설치 작업을 진행합니다.
배렴가옥에서 펼쳐지는 구은정 작가와의 협력 프로젝트는 변화하는 마음의 형태와 물성을 상상하여 만들고, 이를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지금까지 흘러가는 것에 대해 은유적으로 기록해온 작가는 배렴 가옥에서 진행되는 이번 창작 실험실에서 여러 모양의 마음을 다양한 질료로 제작합니다. 작가는 변덕스러운 여름의 날씨와 같이 흘러가는 마음의 형태와 그때그때의 기분을 어렴풋이 붙잡아 빚어내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랑이나 영원, 죽음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은 서로에게 다가오는 모양도, 온도도 다릅니다. 자신이 느낀 비물질적인 상념을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우리는 실재하는 다른 어떤 것에 빗대어 설명하고는 합니다. 이처럼 비유의 방식은 명확하게 그려내거나 표현할 수 없는 막연한 감각들과 기분을 적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감정과 마음 역시 마찬가지여서, 우리는 이들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형태로 받아들이기 위해 때로는 몸속에 실제 존재하는 장기인 ‘심장’과 동일시하기도 합니다.
배렴 가옥에서의 5주간의 기간 동안 구은정 작가는 여름 우기의 근대가옥을 경험하며 손에 쥐고 어루만질 수 없는 마음들을 끌어모아 손에 잡을 수 있는 작은 오브제로 번역하고 빚어냅니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요한 작업 공간이 될 배렴 가옥 주 전시실과 창밖 처마에 작은 모빌을 설치합니다. 열린 창과 문으로 바람이 들어오면 모빌은 저마다 소리를 내며 흔들거립니다. 작가가 작업하는 전시실은 어느 날 소란하게 채워지기도, 어느 날은 다소 비워지기도 하면서 호흡하는 신체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합니다.
작가의 내밀한 일기장과 같은 곳에서 우리는 작가를 둘러싼 여러 상념과 시간을 마주하며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얼어붙어 녹지 않은 마음을 떠내려 보내기도 하고, 계속해서 불씨를 피워보기도 하면서, 천천히 자신을 마음을 되돌아보고 사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이규식 | 독립 큐레이터
주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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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seoulbrhou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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