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만화경 도시> 연작을 대비시키면서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현재’, ‘현전’, ‘현존’의 의미를 유연하게 해체하는 철학적 즐거움도 제공한다. ‘지금, 여기’라는 고정된 시공간을 의미하는 ‘현재’, 마주한 대상을 확인하는 ‘현전’, 그리고 그 속에서 인식되는 ‘현존’의 개념은 시간의 흐름과 신체의 물리적 이동 속에서 역설적으로 차츰 새로운 의미를 파생한다. 움직임의 행위는 다양한 풍경을 만나면서 연속된 현재를 만들고, 이와 동시에 마주하는 물리적 대상인 작품과 다수의 현전을 발생시키며, 작품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관객은 다양한 현존의 관념을 경험한다.